소매업자가 생각하는 동대문 도매시장.. > 지식

본문 바로가기

지식

소매업자가 생각하는 동대문 도매시장..

  • - 별점 : 평점
  • - [ 0| 참여 0명 ]

본문

소매업자가 생각하는 동대문 도매시장..

(펌글)

이글은 주관적인 입장에서 쓴 글입니다.
너무 좋으신 거래처 사장님들도 정말 많아요. 지금도 그런 거래처 사장님들 덕을 많이 보고있어요. 그만큼 많이 팔아드리려고 늘 열심히 하고 있구요.
미니노트 자주 들어와서 도매사장님들 고민도 보고 또 이래저래 동향도 살펴보는데 답답해서 한자 적어봅니다.

1. 시장특유의 꼰대짓
처음 쇼핑몰 시장에 뛰어들었을때 시장을 돌다보면 기분나쁜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어요. 좀 어린친구들, 메이저쇼핑몰이 아닌 업체가 제품 물어보면 눈빛으로 위아래 훑으면서 "어디세요" 부터 말합니다. 벌써 10년이 넘도록 쇼핑몰 운영을 하고있고 지금도 직원들과 같이 시장을 돌지만 어떤 업체가 본인 매장의 물건을 터지게 해줄지 어떻게 압니까? 무당이 아니잖아요? 팔고 있는 제품에 대해물어보는데 너무 불친절해요. 옷 팔려고 매장에 나와있으신거 아닌가요? 몇몇분들때문에 동대문 인식이 안좋아집니다.

2. 물건 입고지연
물건 입고지연 당연히 생길 수 있죠. 근데 너무 배째라 식이죠. 소매는 고객들 주문이 몇개라도 취소될까봐 입고지연 안내 문자에 배송지연에 대한 보상적립금에 또 더 지연되면 죄송한 전화에 발을 동동구르는데 매장은 "다음주" "일밤" 이렇게 말하고 또 지연이 됩니다.
그래도 좋으신 사장님들은 너무 미안해하며 먼저 전화나 문자까지 주셔요. 소매가 1000장을 팔아주던, 10장을 팔아주던 소매고객아닌가요? 당연히 우리물건 잘뽑아주는 업체 너무 고맙고 더 잘해주고싶은 마음은 압니다. 근데 입고지연에 대해 너무 대책이 없어요.

3.자제체작
쇼핑몰은 사실 자체제작보다 동대문이랑 거래하는게 훨씬 편해요.
불량 처리도 직접 제작하는것보다는 수월하고 원단발주부터 회사에서 디자이너관리 머리아픈 부분들이 여간 많은게 아니죠.
근데 왜 제작을 할까요?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제작라인을 뽑는것을 제외하고, 고만고만한 동대문에서도 자주풀리는 그런 디자인을 하는경우)
물량이 점점 터지는 업체들이 제작을 시작하죠. 물량을 못 맞춰주니까요. 아니 물량이 나오더라도 더 큰 메인거래처한테 물건을 몰아주니까요.
그래서 쇼핑몰들은 제작을 시작합니다. 근데 제작을 해보니 어라? 동대문에서 파는 옷들도 더 싸게 만들 수 있네?
새로운 세상을 알아버린거죠. 동대문에서 불편하게 오더하고 눈치봐가며 매입잡고 할 필요가 점점 없어지죠.

4.시장에 깔린 중국 상품들
불과 몇년전부터 중국집들이 너무 많아져서 시장을 도는 재미가 없어졌어요.
예전만해도 10년이 넘게 하고있는 일이지만 엠디직원들이 알아서 어련히 잘 도는 시장임에도 제가 신상 구경하는게 재밌어서 같이 갈정도로 시장에 나가면 눈이 즐겁고 예쁜 옷들로 인해 늘 에너지가 끌어올랐어요. 그렇게 8시간 가까이 시장을 돌고와서는 아직도 예쁜옷들이 너무 많다며 더 열심히 하자며 마음을 다졌었죠.
근데 요즘 시장이 재미가 없어요. 예전엔 매장들마다 빨이 딱 있었는데 요새는 이집이 저집인지 저집이 이집인지 정말 구분이 안돼요.
내수옷 하는 업체들도 가격경쟁에서 뒤쳐지면 안되서인지 조금씩 중국물건을 섞더라구요. 시장을 발품팔아 열심히 돌아야되는 이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5.신상마켓
앞서 이야기한건데 시장을 발품팔아 열심히 돌아야 되는 이유가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예전엔 정말 열심히 이상가 저상가 돌면서 우리 회사만이 보여줄수 있는 분위기의 제품들을 찾아서 빵빵 터트리는 재미로 운영을 했었는데 요즘엔 모든옷들이 다 똑같아서 그렇게 열심히 시장을 나가고 돌아볼 필요와 가치가 없어져요.
신상마켓 어플에 내가 필요한 제품의 특징을 치면 얼추 비슷한 옷들이 쭉쭉 나옵니다. 지난주 사입해서 예쁘게 촬영해서 올리고나면 며칠 뒤 또 다른 업체가 더 싼 단가의 제품을 사입해서 촬영하고 올려요. 중국집들 다 똑같은거 싫어서 일부러 내수집에서 사입해서 차별화해서 올립니다. 몇주뒤 다른 쇼핑몰들이 저희꺼의 훨씬 더 낮은 가격의 똑같은 제품을 팔고있어요. 절대 이단가가 나올수없는데? 중국집에서 사입한 제품인거죠. 점점 색깔을 잃어가고 있는거 같아요.

의류업이 사양산업이라고들 하더라구요. 사실 힘들때는 의식주 어느하나도 경기를 안타는 업종은 없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안좋을때도 서로 잘 도와가며 버틸 수 있는 관계면 참 좋겠어요. 아니다 싶을땐 접는게 당연히 맞지만 우리 다 보고자란게 도둑질이라고 이일밖에 할 줄 아는게 없잖아요? 도매가 막막한만큼 소매 오프라인들도 온라인들도 다 요즘 너무 막막합니다.
개인적으로 도매와 소매가 다르다면 다를 수 있겠지만 서로 상생해가면서 윈윈하는 관계인데, 요즘 도소매의 경계가 너무 많이 허물어져가고 있는것 같아서 안타깝고 또 그걸로인해 제작도 너무 쉬워지고 중국대행도 수월해지고 여러가지로 다 너무 진입장벽이 낮고 쉬워지면서 도매도 소매도 포화상태가 되어가네요. 모두가 안좋은 상황으로 치닫는거 같아서 속이 상해요. 이런 경기에서도 잘되는 집들은 여전히 잘되겠죠. 정말 소수의 몇프로를 제외하곤 억대 매출 벌어왔던 사장님들도 현재 다 같이 힘듭니다. 위에 번호매겨가며 원인을 써본 건 이렇다 하고 지적질하려고 쓴 것이 아니고 이런 원인들로 인해 원래 반타작으로 힘들 매출이 반에반타작으로 더 힘든거라고 생각해서 써봤어요. 글 쓰다보니 두서없이 막 써서 마무리를 어떻게 쓸지 모르겠네요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고 하잖아요? 진짜 뻔한 말이지만 이말 하나에 저는 다시 다짐하며 해결방법을 찾고 있어요. 이땅의 자영업자분들 다 화이팅입니다.

https://www.mininote.co.kr/miniboard/?mod=document&uid=27203

※ 동대문의류시장을 생각해 보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9 건 - 1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별점
게시판 전체검색
다크모드